일본 여행에 이어, 요즘에는 그동안 별로 관심없던 일본 영화에 빠지게 되었다. 10월에는 극장에서 일본 영화만 3편을 봤다. 3편 모두 재미 있었다. 영화를 보니 일본에 또 가고싶어진다.
1.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Let Me Eat Your Pancreas, 2017)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참 엽기적이라고 생각했다. 상상만 해도 징그럽고 그걸 또 너무 대놓고 말하는 듯 해서. 그러나 한없이 감성적인 포스터와 예고편을 보고나서, 개봉날 바로 봤다. 하필 문화의날 할인타임이라 극장 안은 중고딩으로 가득찼고, 영화내내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어찌보면 뻔한 스토리인데도 불구하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여주인공이 너무 상큼하고 싱그러워서인 것 같다.
둘이 큐슈로 여행을 가서 모츠나베(곱창전골)를 먹는 장면이 나올 때, 나도 후쿠오카에서 먹었던 모츠나베가 생각났다. 후쿠오카 여행에서 모츠나베가 제일 맛있었는데 이 영화의 제목을 떠올려보면, 특별히 모츠나베가 유명한 큐슈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 같다.
학교 도서관이 영화에 자주 등장하여 <러브레터>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의 결말이 예상과는 다르게 어떤 면에서는 반전이 있고, 그 반전으로 인해 어찌보면 인생이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를 다 보고 제목의 의미를 천천히 되짚어보면 여운이 더 깊게 남는다.
2.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My tomorrow, your yesterday, 2016)
이 장면은 진짜... 카메라 광고인 줄 ㅠㅠ
10대에 미나미쨩이 있다면, 20대엔 나나쨩!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10대의 사랑을 그렸다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20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제목이 스포를 다 했다. 영화 내용은 제목 그대로라, 사실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 지 영화를 보면서 예상할 수 있다. 내용 전개는 예상과 다르지 않는데, 역시 나는 이걸 보면서도 엄청 울었다. 누가 아프거나 죽어서 슬픈 게 아닌데도 너무 슬펐다.
내가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대를 위하는 배려심'이 영화 스토리를 관통한다. 나는 이 영화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보다 더 좋았다. 한 번 더 보고싶다.
3.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To Each His Own, 2017)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의 남자주인공이었던 배우 후쿠시 소우타가 여기에도 나온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후쿠시 소우타의 귀여움 반, 월요일병 반으로 봤다.
일본 직장인 자살에 대한 영화였다. 직장의 살벌함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공포 수준의 스트레스가 밀려오는 듯 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회사는 그만 두는 게 정답이다.
회사란 무엇인지, 나는 왜 회사에 다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 일본에서 다음으로 가보고 싶은 곳이 도쿄인데, 그 도쿄가 마냥 아름답게 그려지진 않은 영화였다.
[17.APR 일본 후쿠오카·유후인] - 후쿠오카 하카타역 곱창전골 맛집 오오야마 오야마 모츠나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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