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와 크리스마스 이브의 마카오 베네시안(Venetian) 호텔

사진출처 http://www.kbs.co.kr/end_program/drama/f4/media/dmz/index.html

내가 마카오를 처음 알게 된 건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

당시 고딩이었던 나는 그 겨울방학에 꽃보다 남자 드라마 보는 맛으로 살았던 것 같다.

예전에 다니던 학원 앞 본죽 가게가 구혜선이 알바하는 가게로 나와서 괜히 더 친근했고, 오그라든다오그라든다 하면서도 이민호가 잘생겼네 김현중이 잘생겼네 김범도 잘생겼네 하면서 끝까지 봤던 것 같다. 나는 그 당시 구준표 머리가 별로라며, '연기를 좀 못하면 어때, 잘생겼는데!'라며 지후선배였던 김현중을 좋아했다.

8년이 지난 지금, 이민호가 이렇게 중국에서 인기많은 배우가 될 줄 몰랐고, 김현중은..별로 말하고 싶지 않고, 구혜선은 그 땐 일터 지금은 남편 때문에 여전히 부럽다. 분명 꽃남을 봤던 나의 또래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머리가 나빠서, Stand By Me, 파라다이스, Lucky, 알고 있나요....등등 맨날맨날 들었던 OST를 일단 틀고 시작해야겠다.

아무튼 드라마에서 마카오에 있는 구준표의 호텔에 금잔디가 찾아가는데 그 호텔이 너무 예뻐서 언젠가는 꼭 마카오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2015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꽃남의 구준표 호텔!

이탈리아의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테마로 한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에 가보게 되었다.

이 날 아쉽게도 안개가 자욱했다.ㅠㅠ

안개 덕분(?)에 살짝 음산한 느낌도 들었던 베네시안 호텔. 난 이곳의 가로등이 참 좋았다.

사진으로 보기에는 눈 내린 겨울날씨 같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였던 이 날 온도는 24도였다. 눈은 모두 녹지 않는 인공 눈이었고, 나는 저 날 쉬폰원피스에 가디건 하나 걸쳤는데 상당히 더웠다.ㅎㅎㅎㅎㅎㅎ

안개 때문에 살짝 으스스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뿌려진 눈 때문에 겨울왕국이 생각날 정도로 분위기 있고 정말 예뻤다.

그리고 이곳에서 저녁에는 미디어파사드를 했다.

여기서 동영상을 찍지 못한건 정말정말 너무너무 아쉽다.ㅠㅠㅠㅠ 계속해서 감탄이 절로 나왔던 미디어파사드였고, 알고 간 게 아니었는데 시간맞춰 운좋게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사진출처 http://blog.naver.com/uokmanse/90039974593

그리고 이 호텔에 온 이유인 바로 이 곤돌라!!!!!!!를 보러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물의 도시를 좋아하게 된 시작이 바로 꽃남에서 본 마카오 베네시안 곤돌라 때문인 거 같기도 하고.... 뭐 어쨌든 곤돌라를 보는 것이 이 호텔에 온 목적이다.

스스로 만든 퀘스트 : 곤돌리에와 함께 사진을 찍으시오.

호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황금혼천의가 있다. 문만 열고 들어왔을 뿐인데 여기서 사진 한참 찍어주고

천장이 황금색인 회랑을 걸어가본다. 여길 걸어보니 드디어 구준표 호텔에 온 느낌이 든다.

중국에서 이렇게 천장을 하늘로 꾸며놓은 곳을 꽤 많이 봤는데 우리나라 가천대 지하철역처럼 여기도 그렇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낮이나 밤이나 항상 이렇기 때문에 상점가인 여기서 굳이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한참 걷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마카오에 왔는데 만약 날씨가 안 좋다면 여기서 노는 게 딱 좋을 것 같다. 

가게가 즐비해있는 쇼핑타운 앞에 이어지는 물길이 있고, 그 위로 곤돌라가 떠다닌다.

직접 곤돌리에가 노를 저어주고 노래도 불러줘서 곳곳에서 곤돌리에의 노래가 들린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찾았다. 노래하는 곤돌리에....!

하지만 내가 혼밥, 혼영, 혼콩(혼자 홍콩가기), 혼마(혼자 마카오가기)등등은 하겠는데 차마 혼곤(혼자 곤돌라 타기)은 못하겠어서 아쉬운대로 곤돌리에들과 사진을 같이 찍었다. 셀카 찍으려고하면 알아서 포즈 잡아줘서 진심 감동받았음.

꺅>.< 이렇게 나만의 퀘스트 성공!